아이 방 스스로 치우게 만드는 마법의 한마디 - 소아정신과

 

새학기, 정리정돈법 알려주기

 

고학년 갈수록 정리정돈 습관 필요

정리 방법·물건 쓰임새 등

부모와 아이 함께 이야기 나눠봐

 

학교생활 등 책임감 생기고

머릿속 생각 정리까지 도와줘

필기구책장·공부방 등 넓혀가며

자기만의 규칙 세우게 도와야

 


 

 

교과서와 문제집, 필독도서 등을 정돈하지 않은 채 책장에 꽂아둔 모습이다. 접착메모지에 과목별, 학년별 구분 등 정리 목표를 적어두고 시작하는 것이 좋다.

 

 

과목·학년·장르별로 교과서와 문제집 및 필독도서 등을 정리·정돈한 모습이다. 한국정리수납협회 제공

   

  

# 서울개롱초등학교 4학년 김연우양은 정리 박사로 통한다. 공부방은 물론이고, 학교 책상, 사물함 등을 스스로 잘 정리·정돈하기 때문이다. 필통 속 필기도구 역시 자기만의 규칙을 통해 일목요연하게 정리한다. 다음날 입을 옷과 양말도 스스로 골라 차곡차곡 쌓아둔다. 요즘은 친구들에게 교과서와 노트를 사물함에 정리하는 법은 물론, 필요한 책들을 수업시간 전에 찾기 쉽게 분류하는 꿀팁도 전수해준다. 수납전문가인 엄마를 따라 정리정돈법에 대한 강의를 듣고 실제 관련 자격증까지 취득한 연우는 필요한 학용품과 책을 제때 찾기 쉽고 공부에도 도움이 된다며 정리정돈의 의미를 설명했다.

 

방 정리 좀 하자잔소리로 되는 일 아냐

새 학년 새 학기를 앞둔 아이들은 봄방학인 지금 가장 신나고 설렌다. 하지만 1~2월을 자녀와 온종일 함께 지낸 부모들은 어질러진 공부방을 보며 한숨을 절로 내쉰다. 서울 은평구에 사는 학부모 김미경씨는 방학 동안 아이에게 방 정리 좀 해라는 말을 달고 살았다책과 장난감을 잔뜩 꺼내두거나, 양말을 벗어 아무 데나 던져놓는 습관은 몇 번을 말해도 고쳐지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어렸을 때 정리정돈 습관을 들여두지 않으면 학교생활에도 영향이 있다. <나 혼자 해볼래 정리정돈>을 쓴 서울세곡초등학교 이승연 교사는 고학년 가운데에도 생각보다 정리정돈 훈련이 안 된 아이들이 많다수업 중 교과서나 색연필, 풀이나 가위 등 기본 준비물을 꺼내 와야 하는 때가 있는데, 사물함 정돈을 하지 않아 수업시간 내내 물건 찾기에 시간을 보내고 결국 교과 내용을 놓치는 아이들도 있다고 전했다.

실제 많은 학부모들이 교실을 방문했을 때 아이 사물함을 보고 집에서는 이렇게 엉망진창으로 정리하지 않는데라며 놀란다. 가정에서 매번 물건을 대신 치워주다 보니 아이의 정리 습관을 객관적으로 본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정리정돈 습관, 생활·공부 긍정 영향 줘

이 교사는 고학년에 올라가면 과목 수가 늘고, 준비물도 많아지기 때문에 저학년 때 자기주도적으로 정돈하는 습관을 들여두는 게 좋다정리정돈 잘하는 학생이 학교 적응도도 높고, 생활태도 면에서 친구들과 선생님의 인정을 받는 편이라고 했다.

정리정돈 습관은 성적과도 무관하지 않다. <시계의 원리-소아정신과 의사의 아이 습관 만들기>를 쓴 사랑샘터정신건강의학과의원 김태훈 원장은 정리정돈을 할 수 있다는 건 스스로 일상생활 관리가 된다는 말인데 이는 생각도 정리돼 있다는 의미라며 공부란 결국 지식을 체계화하고 조직적으로 수용하는 과정이다. 평소 정리정돈 습관을 들인 학생들이 학습 면에서도 유리하다고 했다. “정리하지 않은 공부방의 산만한 모습은 아이들 머릿속에 부정적인 잔상으로 남을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방 정리하듯 두뇌 속 정보를 처리하기 때문에, 깔끔한 상태로 주변을 유지하면 그와 비슷하게 머릿속 생각도 정돈하죠.”

정리하는 습관을 들이면 자기주도성도 높아진다. 잠자리에 들기 전 가정통신문을 확인하고 연필과 공책, 책가방 등 다음날 등교 시 필요한 물건을 직접 챙기는 습관을 통해 스스로 계획하는 습관을 키울 수 있다. 김 원장은 스스로 등교 준비를 하며 학용품 등 자기 물건의 위치를 자연스레 파악하고, 사용 뒤 제자리에 둔다는 것은 아이의 하루 생활에 체계가 잡혀 있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아이 시선 기준, 손에 잡히는 곳부터 시작

정리정돈 교육을 할 때는 책상 앞에 앉은 아이 시선을 기준으로 필기구와 책장처럼 손에 잡히는 근거리부터 옷장과 침대 등 원거리까지 정돈 범위를 점차 넓혀가면 좋다. 수납전문가 박윤경 강사는 공부방에 대한 아이만의 정리 기준이 생기면 자기주도적으로 행동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전했다.

정리정돈의 규칙을 정할 때 열쇠는 아이한테 줘야 한다. 자녀가 직접 선택한 정리함을 몇 개 사서 책은 책끼리, 로봇은 로봇끼리, 인형은 인형끼리 분류하는 등 다소 투박하게 시작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이승연 교사는 자녀의 물건을 한자리에 모아놓고 함께 분류해보는 것부터 시작하라고 했다. 처음부터 정리정돈에 익숙한 아이는 없으니 가지고 있는 물건들을 나름의 규칙에 따라 큼직큼직한 카테고리로 나눠보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정리정돈법도 스스로 흥미가 안 생기면 하기 싫은 일이 된다. “밥 먹기 전까지 치워!” 많은 부모들이 정리정돈의 이유와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주지 않은 채 다그치듯 막연한 미션을 주지만 이런 방식은 좋지 않다. 한국정리수납협회 정경자 회장은 왜 정리가 필요한지 생각하고, 정리에 필요한 시간을 내야 하며, 공부방에 놓아둘 물건의 양과 공간을 생각하게 해보라고 강조했다.

정리정돈에 대한 동기 부여를 하기 위해 어질러진 방잘 정돈된 방각각을 촬영한 비포-애프터사진을 보여주고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도 좋다. 정리를 마친 공부방 사진을 보여주며 아이에게 어떤 모습이 더 마음에 드는지 선택하게 하는 것이다.

아이가 자기 물건에 대한 가치 판단을 할 수 있게 돕고, 방을 어떻게 정리하고 싶은지 연습장에 밑그림을 그려보게 하는 것도 방법이다. 정 회장은 공부할 때 필요한 물건, 앞으로 갖고 놀지 않을 장난감, 다른 친구들에게 주면 더 가치가 커질 것 같은 물건 등 구분 작업을 해보라사용 여부를 먼저 확인·분류하면 본인의 책과 장난감 등에 대한 가치 판단을 할 수 있다. 더불어 물건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갖게 되고 정리수납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진다고 전했다.

어른들 기준으로 보면 아이의 서툰 정리정돈 태도가 답답해 보일 수 있지만 처음부터 엄격한 규칙을 정해두는 건 좋지 않다. 이승연 교사는 정리수납 습관은 하루아침에 완벽하게 익힐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조급해하거나 무리한 규칙을 만들어 닦달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이마다 나름의 정리법과 패턴이 있습니다. 놀거나 공부할 때마다 매번 물건을 정리하기보다는 하루에 한 번, 시간을 10~15분 정도로 제한해 자유롭게 정리시간을 갖게 하는 걸 권합니다.”

김지윤 <함께하는 교육> 기자 kimjy13@hanedui.com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ociety/schooling/782513.html#csidx8d3f57c4ad703a0ba39500687666925

 

출처 한겨례 신문 2017214

 

사랑샘터 소아 정신과 원장 정신과 전문의 김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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