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이들이 많이 겪는 소아정서장애 4가지

‘엄마, 마음이 아파요’

최근 소아정서장애가 나타나는 아이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정서장애는 대부분 가정이 원인이 되기 때문에 가족들과 함께 치료해나가야 한다. 반응성 애착장애, 반항장애, 분리불안장애, 소아강박장애 등 소아정서장애의 원인은 무엇이며 어떤 증상이 나타나고 어떻게 치료해야 할지 알아봤다.

윤수정 기자 취재에 도움 주신 분들 김태훈(정신과 전문의), 박주미(정신과 전문의),

네 살 된 남자아이를 키우는 김미영(36세) 씨는 얼마 전부터 영어 유치원에 가지 않겠다는 아이와 아침마다 실랑이를 하느라 진을 뺀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먼저 가방을 메고 나설 정도로 유치원을 가고 싶어 하던 아이가 갑자기 엄마에게 매달려 울며불며 유치원에 가지 않으려 하는 것이다. 아무리 달래도 아이가 떨어지지 않으려고 해서 며칠째 영어 유치원을 가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박주미 원장은 “너무 어릴 때부터 영어 공부나 영재교육을 시키면 아이는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욕심만큼 아이가 따라주지 않을 때 엄마가 속상해하거나 야단을 치면 아이가 정서적으로 불안하게 되어 분리불안장애가 생기기도 합니다”라고 말한다.

이렇듯 후천적으로 나타나는 소아정서장애는 대부분 부모가 원인이 된다. 하는 일에 바빠 아이에게 무관심하거나 관심이 지나쳐 오히려 독이 되기도 하고, 부모의 욕심이나 고집이 아이에게 압박감으로 작용하여 정서 발달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반응성 애착장애

‘애착 가는 사람이 없어’

애착은 사랑하는 대상과 관계를 유지하려는 행동으로 아기는 생후 6개월 정도면 특정 인물에 애착을 갖는다. 특히 3세 이전에는 한 사람과 지속적이고 영속적인 관계를 맺는 것이 필요하다. ‘나는 사랑받고 있는 관심의 대상이구나’ 하는 애착이 잘 형성되어야 정상적이고 안정적인 성격이 만들어지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 나중에 정서적 장애가 생길 수 있다. 반응성 애착장애란 그 이름에서 의미하듯 양육자와의 애착에 문제가 있어서 정서적 발달과 신체적 발달에 문제가 생기는 것을 말한다.

과거에 비해 반응성 애착장애가 점차 증가하는 것은 많은 가정이 핵가족화하여 가족과 관계를 맺는 일이 적어 애착 관계 형성이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3세 이전 양육자가 자주 바뀌는 경우 나타나기 쉬우므로 주의해야 하는데, 엄마가 직접 아이를 키운다 해도 너무 많은 일을 하느라 아이에게 신경을 쓰지 않거나 우울증을 앓는 경우에도 반응성 애착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사랑샘터소아정신과 김태훈 원장은 “우울증을 앓는 엄마는 아이를 돌보긴 하지만 애착을 만들어주기는 어렵습니다. 특히 아이가 투정이나 말썽이라도 부리면 짜증을 내거나 불같이 화를 내는데, 그런 엄마의 행동에 아이는 자주 놀라고 위축되어 정서가 안정되지 못합니다. 그리고 아이가 엄마를 필요로 할 때 제대로 반응해주지 않는 경우가 많아 아이의 애착이 형성되기 어렵습니다”라고 말한다. 또 한부모 가정에서 엄마 혹은 아빠가 돈을 벌고 살림을 꾸리느라 바빠서 아이들에게 충분히 신경써주지 못할 때 나타나기도 한다.

심한 경우 자폐와 같은 증상을 보이기도

반응성 애착장애가 있는 아이는 언어나 인지는 물론 신체적인 발달도 원만하지 못하다. 조그만 소리에도 깜짝 놀랄 정도로 불안해하고 긴장하며, 눈치를 보거나 기가 죽어 있는 경우가 많고 체중과 키가 평균에 못 미치기도 한다. 김태훈 원장은 “애착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으면 성장이 제대로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아이가 부모의 따뜻한 손길로 안정성을 습득하지 않으면 스테로이드호르몬이 분비되는데 이 호르몬으로 성장호르몬 분비가 잘되지 않기 때문이죠. 애착 관계 형성은 정신은 물론 몸의 발달과 건강에도 영향을 주는 것이므로 아이의 성장 발달에 매우 중요한 것입니다”라고 말한다. 보통 이 정도의 증상은 불완전 애착장애라고도 하는데 이런 경우 엄마가 아이에게 좀 더 신경을 써주면 많이 호전된다.

그러나 심한 경우 옆에 누가 있어도 무관심하고 눈을 맞추지 않으려 하며 불러도 쳐다보지 않을 수 있다. 또 스킨십을 좋아하지 않으며 말을 할 때도 모노톤으로 이야기하는데, 산만해 보이기도 하고 지능과 언어 발달이 떨어져 언뜻 보기에는 자폐증과 매우 유사하다. 하지만 자폐가 선천적인 원인에서 비롯되는 장애라면 반응성 애착장애는 후천적인 양육 환경에서 비롯된 문제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자폐증과 달리 반응성 애착장애 아이들은 생후 초기에는 일반 아동들과 똑같은 반응을 보이며 성장 과정에서 점차 증상이 나타난다. 이정은 원장은 “반응성 애착장애가 있는 아이는 사회성이 좋지 않아 대인 관계 맺기가 어려울 수 있으며 계속 방치되어 학령기까지 가면 자폐가 될 수도 있습니다. 아이가 애착장애를 가진 지 1년이 되었다면 치료 기간은 2~3배가 걸리므로 무엇보다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라고 조언한다.

부모와의 즐거운 시간을 통해 애착을 형성해야

반응성 애착장애는 무엇보다 부모가 아이와 잘 놀아주고 아이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안정감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정은 원장은 “부모는 아이와 매일 눈 맞춤을 하며 20분이라도 함께 까르르 웃을 정도로 재미있게 놀아주어야 합니다. 맞벌이 가정인 경우 낮에는 아이를 맡기더라도 밤에는 엄마 품에 안아주는 것이 필요한데, 하루에 30분이라도 꾸준히 엄마와 만나고 접촉하는 것은 아이에게 안정감을 주기 때문입니다. 또 아이와 함께 친척집이나 문화센터에 가서 아이에게 다양한 관계를 형성시켜주는 것도 좋습니다. 엄마가 힘들면 아이와 즐겁게 놀아주고 신경 써주기도 어려우므로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하여 힘을 덜어내는 것이 현명합니다”라고 조언한다.

반항장애

‘싫어~ 내 마음대로 할 거야’

어른이나 권위적인 인물에 대해 불복종적, 도전적, 거부적이고 적대적인 행동을 반복적으로 보이는 것을 반항장애라고 한다. 반항장애 아이는 엄마가 방을 치우라거나 숙제를 하라고 하면 왜 시키느냐며 화를 내고 말을 듣지 않고, 부모나 교사가 잘못에 대해 야단을 치면 대들고 욕하는가 하면 심한 경우 부모를 때리기도 한다. 그리고 규칙을 무시하고 고의적으로 타인을 괴롭히기도 하는데, 아이는 모든 일을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 남의 탓으로 돌리는 증상을 보인다. 많은 부모들이 ‘저러다가 말겠지’ ‘아이가 뭘 몰라서’ 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경우가 많은데, 반항적인 행동이 지나치거나 거친 행동을 몇 개월 동안 자주 보인다면 반항장애를 의심해봐야 한다.

반항장애는 가정환경이나 잘못된 훈육 방식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박주미 원장은 “반항장애는 아이의 기질이 까다롭고 엄마가 감정 조절을 잘하지 못하는 경우에 많이 나타납니다. 이런 엄마는 아이가 말을 안 들으면 불같이 화를 내고 소리를 치거나 때리고 욕설을 내뱉고 나중에는 화낸 것이 후회가 되어 아이를 달래주기도 하죠. 이렇듯 일관된 기준 없이 엄마의 감정대로 아이를 야단치고 화를 내면 아이는 혼란스러운 정서를 갖는데 그런 감정이 폭력적인 성향으로 표출되는 것입니다”라고 말한다. 또 부부가 자주 싸우거나 아빠가 엄마에게 욕을 하거나 때리는 모습을 자주 보면 아이도 엄마나 다른 사람에게 똑같이 행동한다. 아이의 욕구나 요구 사항을 부모가 들어주지 않고 무조건 억누르면 아이가 불만에 대한 행동으로 반항장애를 보이기도 한다.

아이를 존중하고 일관성 있게 대해야

반항장애 아이에게는 먼저 어릴 때부터 분명한 가치관을 심어주어야 하는데, 다른 아이와 비교하는 것을 삼가고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명확하게 구분 지어 인식시켜 일관성 있게 대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린아이라도 심하게 떼를 쓸 때는 안 된다는 말을 단호하게 하고, 왜 안 되는지 차근차근 설명해주어야 한다. 일단 아이가 때리고, 욕을 하거나 거짓말하는 행동은 잡아주어야 한다. 이때 체벌을 가해서는 안 되며 차분하게 설명을 하거나 필요한 경우 손을 들고 벌을 서게 한다. 아이가 떼를 쓰거나 고집을 부려 통제하기 어렵더라도 엄마는 감정적으로 화를 내며 혼을 내는 것은 금해야 한다. 이때는 엄마 스스로 감정을 어느 정도 가라앉힌 다음 아이와 대화로 풀어가도록 한다.

또 아이가 어떤 일에 불만이 있거나 요구 사항이 있는 경우에는 아이의 욕망을 너무 억누르지 말고 아이의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주는 것도 필요하다. 아이에게 불필요한 스트레스가 쌓이지 않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한데, 아이의 욕구는 어느 정도 선에서 채워주도록 하고 상처받은 일이 있다면 위로하고 이해해주어야 한다.

박주미 원장은 “부모는 아이가 무엇을 원하는지 신경 쓰고 반응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부모가 일관된 행동으로 아이를 대하면 아이는 자신이 존중받는다는 느낌을 가지게 되어 당당하고 바르게 행동하죠. 또 잘못을 야단치기보다 작은 일에도 칭찬을 많이 해주면 아이는 스스로 칭찬받는 일을 하려고 노력합니다. 무엇보다 가정의 화목이 중요한데 아이 앞에서 배우자를 비난하는 말을 하거나 부부 싸움을 심하게 하는 것도 피해야 합니다”라고 조언한다.

분리불안장애

‘엄마와 떨어지기 싫어’

어린 시절의 분리불안은 발달 과정에서 보이는 정상적인 과정이지만 5세 이상이 되어서도 엄마와 떨어지기 두려워하며 유치원에 가지 않거나 억지로 학교를 보내더라도 돌아오거나 조퇴를 하는 경우 분리불안장애를 의심해봐야 한다. 이런 아이의 경우는 아침마다 머리나 배가 아프다거나 친구들이 괴롭혀서, 숙제를 안 해서 등의 이유를 대며 유치원이나 학교에 가지 않으려고 한다. 이는 엄마와 떨어지는 것이 싫어서 혹은 엄마를 다시 못 볼 것 같은 두려움 때문이다. 김태훈 원장은 “분리불안장애는 ‘엄마와 떨어지더라도 엄마는 나를 도와주고 지지해주는 사람이야’라는 애착이 제대로 형성되어 있지 않아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엄마 옆에 있어도 불안하기 때문에 떨어지면 당연히 더 불안해하는 것이죠. 애착 형성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경우 분리도 잘되지 않기 때문에 분리불안장애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엄마와 애착 관계를 건강하게 만드는 것이 필요합니다”라고 말한다. 특히 유난히 낯가림이 심하거나 예민한 아이, 엄마가 아이를 떼어놓는 것을 불안해하는 경우에 나타나기 쉬우므로 아이에게 ‘엄마는 항상 나의 곁에 있는 사람’이라는 믿음을 심어줘야 한다.

기질이 예민한 아이의 경우에는 엄마와 떨어져서 순조롭게 놀이방에 가는 데 한 달 이상이 걸릴 수도 있다. 그러므로 아이가 가지 않으려고 한다고 해서 중간에 포기하기보다는 엄마가 놀이방에 보내기로 했다면 아이가 적응할 때까지 참고 기다려주는 것이 필요하다. 엄마와 떨어지는 순간에 아이가 울더라도 일단 놀이방에 간 후에 친구들과 잘 논다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놀이방이나 학교에서도 하루 종일 울고 놀지도 않고 집에 가려고만 한다면 분리불안장애로 치료가 필요하다.

소아강박장애

‘이건 꼭 이렇게 해야 해’

강박장애는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어떤 특정 생각이나 행동을 반복함으로써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증상으로 소아강박장애는 특히 행동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물건을 정리하거나 책을 정리할 때도 줄을 정확히 맞춰서 정해진 그 자리에만 두려고 하거나 물건을 정리할 때 크기나 색깔별로 세우기도 한다. 심한 경우 방금 전에 손을 씻고 또 씻는다거나 한 가지 숫자나 글자에 집착하여 그런 글자나 숫자만 찾기도 하고, 지나가다가 보도블록을 밟지 않기 위해 피해 다니고 몇 번째 계단은 밟지 않고 올라가는 등의 행동을 하기도 한다. 강박장애의 가장 큰 문제점은 강박 행동으로 다른 일에 집중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길거리를 걸어갈 때도 보도블록의 모양이나 선을 따라 걷느라 주변 환경이나 경관을 보지 못하는가 하면 책을 줄을 세워서 꽂느라 공부에 집중하지 못하고 연필을 한 번만 쥐었다가 놓으면 손을 씻으러 가기도 한다.

이정은 원장은 “소아강박장애는 가정환경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집에서 부모가 규칙을 많이 만들어놓고 아이에게도 그 규칙을 지키라고 강요하고 지키지 않으면 야단을 치기도 합니다. 또 엄마가 강박적인 성격을 지녀 집안을 지나치게 청소하고, 집에 들어올 때 신발을 이렇게 두라는 등의 규칙들을 정해두고 아이에게 강요하면 아이는 꼭 그렇게만 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고 그렇지 않으면 불안해합니다. 처음에는 야단맞기 싫어서 규칙을 지키지만 나중에는 누가 규칙을 정하지 않아도 강박적인 행동을 하는 것입니다”라고 말한다. 아이가 글씨를 못 쓴다고 엄마가 때리고 야단쳤더니 아이가 계속 종이에 글자를 쓰고 지우고를 반복하는 증상의 강박장애가 나타나는 것이 그런 예다.

보통 약한 증상의 강박장애는 엄마가 아이를 구박하거나 압박감을 주는 일을 하지 않으면 좋아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손을 계속 씻는다거나 보도블록의 금을 피해서 걷는 등의 심각한 증상에는 행동수정과 인지행동치료와 함께 약물치료도 함께해야 한다. 심한 강박장애는 세로토닌이라는 뇌 회로 물질의 이상인 경우도 많기 때문에 이를 치료하는 약물치료와 함께 아이로 하여금 강박 행동을 하지 않더라도 일상생활을 제대로 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인지행동치료를 해야 치료할 수 있다.

 

출처 앙주 2009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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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샘터 소아 정신과 원장 정신과 전문의 김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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