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가 자꾸 머리카락을 뽑아요

머리카락은 어른들만 빠진다는 편견을 버려라! 최근 신경정신과에는 듬성듬성한 머리를 한 채 찾아오는 꼬마 환자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어른들의 원형탈모증과 달리 이 꼬마 환자들은 자기도 모르게 머리카락을 뽑아 벌레가 뜯어먹은 것처럼 불규칙하게 머리가 빠진다는데…. 이것이 바로 머리카락을 뽑고 싶은 충동을 스스로 조절하지 못하는 병인 ‘발모광’이다.


“처음에는 원형탈모증인 줄 알고 피부과에 가서 검사도 해보았는데, 계속 지켜보니 아이가 습관적으로 머리카락을 뽑더라고요. 작년 이맘때쯤부터 뽑기 시작한 것 같은데, 고쳐지기는커녕 지금은 이쪽저쪽 옮겨 다니면서 머리카락을 뽑습니다. 여자아이인데 저러다 머리가 다 빠져버릴까 봐 걱정입니다.”

네 살 난 딸을 둔 김수진(가명) 씨의 걱정거리다. 머리카락이 빠져 단순한 원형탈모인 줄 알고 꽤 오랫동안 피부과 치료를 받았지만, 아이가 습관적으로 머리카락을 뽑는 것을 뒤늦게 확인한 후 정신과 치료를 추천받았다고 한다. 정신과 진료 후 받은 진단은 ‘발모광’. 머리카락을 뽑는 것도 병이라는 이야기였다.


몸에 난 털을 뽑는 것도 ‘병’이다

김씨의 딸의 경우와 같이 머리카락이나 털을 뽑으려는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는 것을 일컬어 ‘발모광(拔毛狂, trichotillomania)’이라고 한다. 극도의 긴장감이 있거나 스스로를 자극하고 싶은 욕구가 있을 때 머리카락을 뽑음으로써 해소하는 증상이다. 반복적으로 자신의 털을 뽑아 눈에 띄게 털이 상실된 경우, 털을 뽑았을 때 즐거움이나 만족감을 느끼는 경우, 털을 뽑지 않으려고 참으려고 할 때 긴장감이 증가하는 경우 등이 발모광으로 진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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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모광은 어른에게서도 잘 나타나는데 머리카락 이외에 눈썹이나 속눈썹, 턱수염을 비롯하여 드물게는 몸통과 겨드랑이, 사타구니의 털을 뽑기도 한다. 그 결과 정상적인 털과 함께 짧고 끊어진 손상된 털을 볼 수 있으며, 심한 경우 뽑은 털을 입에 넣기도 한다. 이때는 본인 스스로의 수치감은 물론 사회적인 고립을 초래할 수도 있으므로 반드시 치료해야 한다.

군데군데 머리카락이 빠져서 겉으로 보기에 원형탈모증과 혼동될 수도 있는데, 원형탈모증은 피부과 병인 데 반해 발모광은 정신과 병이다. 그러므로 발모광 증세를 보인다면 심리적인 원인이 있는지 잘 알아보고 치료해야 한다.


아직 발모광에 대한 정확한 치료방법이 나와 있는 것은 아니지만, 피부과 의사와 정신과 의사의 협진이 필요하다. 발모광은 흔히 심리학적으로 스트레스와 연관 지어 여러 복합적인 환경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엄마와의 관계에 문제가 있거나 홀로 남아 있게 될까봐 두려움을 느낄 때, 혹은 중요한 무언가가 상실되었을 때 등이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원형탈모증은 스트레스가 원인의 일부이기도 하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닌 데 반해, 발모광은 대부분이 정신적인 고민이나 갈등 때문에 오는 것이므로 아이가 발모광의 증세를 보이면 스테로이드제 연고를 발라주기보다는 심리적인 치료가 우선되어야 한다.

실제로 김씨의 경우도 맞벌이 교사로 많은 시간을 아이와 떨어져서 생활하고 있었고, 완벽한 것을 추구하는 성격으로 인해 아이에게 이것저것 강요하고 간섭하는 것이 많았다고 한다. 다행히 정신과 상담 과정에서 “발모광이 있는 아이에겐 엄마의 애틋한 사랑이 제일 좋은 약”이라는 말을 들은 김씨는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거리를 좁히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아이의 증세도 차츰 좋아지고 있다고 한다.



사랑샘터 소아 정신과 원장 정신과 전문의 김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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