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말 배우기에 대한 궁금증 풀어보기

아기가 말을 빨리 하면 지능이 높을까?

많은 부모들이 아기의 성장과정을 보면서 가장 기쁨을 느꼈을 때로 아기가 처음 걸었던 순간과 ‘엄마, 아빠’를 처음 말했던 순간이라고 말한다. 이처럼 아기가 때가 되면 걷고 말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근래 들어 아기의 지능교육에 유독 관심이 늘면서 많은 부모들이 아기의 언어발달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보다 빨리’, 또는 ‘잘 말하기’를 기대하거나 ‘혹시 우리 아기 언어발달이 느리지 않을까’를 걱정하는 부모들을 위해 궁금증을 모아 풀어보았다.

글 ‧ 윤영선(자유기고가) 취재에 도움주신 분들 ‧ 김태훈(소아신경정신과 전문의),

Q 아기가 말을 빨리하는 것이 지능과 관련이 있을까?

지능은 크게 언어성 지능과 동작성 지능으로 나눠볼 수 있다. 이 가운데 언어발달과 많은 연관이 있는 것이 언어성 지능이다. 때문에 언어성 지능이 평균 이하일 경우 언어발달에 어려움이 발생한다. 그러나 다른 아이보다 빨리 말을 한다고 해서 머리가 더 좋은 것은 아니다. 대개 아기가 말을 배우는 속도와 첫 말문이 트이는 시기는 유전이나 신체조건, 환경 등에 따라 개인차가 나게 마련이다. 특히 아기가 엄마나 다른 사람과 접촉하는 기회가 적어 언어 자극을 충분히 받지 못하면 말이 늦어질 수밖에 없다. 즉, 지능보다는 환경적인 영향이나 인지적인 능력과 더 많은 관련이 있다.

사랑샘터 신경정신과의 김태훈 원장은 “‘아이가 말을 빨리 하는 것이 지능과 관련이 있다’라는 것은 마치 ‘한글을 빨리 배우면 공부를 잘 한다’라는 것과 마찬가지로 너무 과대 일반화하여 생각한 것입니다. 단지 언어성 지능이 평균 이상인 아이에게 적절한 언어자극을 해주면 말을 빨리 배울 수 있습니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만약 또래 아기들에 비해 자신의 아기가 말이 조금 늦된다면 조바심치며 걱정하기보다는 가정에서 상호작용을 통한 풍부한 언어자극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Q. 그래도 말을 빨리 배울수록 좋지 않을까?

언어 발달의 단계를 이해는 하지만 그래도 엄마들은 아기가 가급적 빨리 완벽하게 말을 구사하길 바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아기는 한꺼번에 모든 것을 이루지는 못한다. 오히려 처음엔 말을 잘 배워가던 아기도 부모의 과도한 기대나 학습 강요에 부딪치면 말을 더듬거나 아예 말문을 닫아버리는 등 역효과를 보일 수도 있다.

“엄마, 으응~”하고 말을 건네다 말고 생각하는 아기에게 엄마가 급하게 “왜? 뭐? 발음 똑바로 해봐”라는 식으로 반응하거나, 엄마가 이미 알고 있는 상황이라 “물 달라고? 이렇게 말해야 알아듣지, 물 주세요. 따라해봐.”라며 아기의 말을 가로채버리면 아기는 나름대로 생각과 상황에 맞는 말을 열심히 생각해 냈다가도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고 혼란스러워하게 된다. 아기의 언어발달에 영향을 주기 위해 엄마가 언어자극을 준다는 것은 단순히 말을 세련되고 정교하게 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아기의 말에 잘 반응해주고, 아기를 인격체로서 이해하고 도와주는 역할을 잘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Q 여자아이가 왜 남자아이보다 말이 빠를까?

일반적으로 여자아이가 남자아이보다 언어 발달이 빠르다. 여자 아기들은 남자 아기들보다 말이 한 달에서 두 달 정도 빠르다. 또한 평균적으로 여자아기들이 구사하는 문장의 길이도 남자이기들보다 길다고 한다. 이는 신체적인 조건과 남아, 여아의 대화스타일의 성차로 인해 나타나는 현상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신체적인 조건의 경우, 주된 언어 기능을 담당하는 뇌가 좌뇌인데, 여자아이는 남자아이보다 이 좌뇌의 발달이 빨리 이루어지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일례로 언어처리에 대한 남녀 뇌의 차이를 기술한 신경과 학자들의 보고서에 따르면, 간단한 음성에 대한 뇌 반응은 생후 첫 날부터 다르다. 3개월이 되었을 때 음성자극에 대해 여아는 왼쪽 뇌가, 남아는 오른쪽 뇌가 두드러지게 반응했다. 이를 통해 적어도 언어를 담당하는 왼쪽 뇌가 여자에서 빨리 성숙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우뇌 역시 언어능력에 관여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는데, 이와 관련해서도 양쪽 반구가 언어에 관여하는 양이 남아보다 여아가 많은 것으로 나왔다.

Q. 이왕이면 두 나라 말을 가르치는 게 좋지 않을까?

많은 전문가들은 영유아기에 실시하는 이중 언어 교육은 효과가 없을 뿐만 아니라 심리적, 발달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들에 따르면 이중 언어 교육의 적기는 초등학교 입학 적령기인 7~8세로 언어 기능을 담당하는 측두엽은 만 6세 이후에 집중적으로 발달하기 때문이다. 또한 언어 기능은 계속해서 발달하지만 특히 결정적인 기간은 만 3세 무렵까지라고 한다. 이 시기 동안 아이는 어휘, 발음, 말의 의미, 말의 사용되는 맥락과 분위기 등에 대해서 체험을 통해서 배우게 되며, 이런 정보를 처리하는 뇌의 구조와 기능이 발달하게 된다. 만약 이 시기에 아기에게 이중 언어 학습을 시키면 아기들은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언어 체계에 혼란이 일 가능성이 크다. 특히 영어는 우리말과 어휘만 다른 것이 아니라 문장 구조와 발음도 다르기 때문에 아이가 전혀 다른 이 두 언어를 모두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란 힘들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서 한글을 처리하는 뇌의 기능 발달이 지체될 수 있다.

이에 대해 사랑샘터 신경정신과의 김태훈 원장은 “언어 감각을 익히는 것은 빠른 시기일수록 좋지만, 이중 언어 습득은 모국 언어 발달이 충분히 이루어진 다음에 하는 것이 좋습니다. 언어 발달은 구어로만 표현하는 것이 아니며 글을 읽고 이해하여 글을 쓰는 능력까지 포함되기 때문입니다”라고 설명한다.

Q. 여러 이유에도 불구하고, 이중 언어 교육을 시키려 할 때 부작용 없이 하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부모가 외국어를 잘 구사할 수 있어서 출생 직후부터 일상적으로 자연스럽게 학습시킬 수 있다면 자연스럽게 이중 언어 교육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국적이 다른 부모에게서 자라 2개 국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아이들이 대표적인 예다. 또한 영어를 아주 잘하는 수준은 아니어도 엄마가 영어에 관심이 많고 지속적으로 영어로 자극을 줌으로써 아이가 영어를 모국어처럼 잘하게 된 사례도 있다. 문제는 우리나라 같은 비영어권 환경에서는 쉽지가 않다는 것. 따라서 가장 자연스럽게 이중 언어 교육을 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아이가 제 2언어를 습득하는 것에 대한 동기화가 이루어지는 것이 좋다. 부모의 강요나 필요성에 의해서가 아니라 아이 본연의 필요나 의지가 생겨났을 때 가장 문제성을 최소화해 잘 습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어느 정도의 연령이 되어서야 가능한 일이므로, 만약 조금이라도 일찍 이중 언어 교육을 시작하고 싶다면 엄마가 직접 지속적으로 실시하되, 아이에게 과도한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 범위에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옆집 아이가 한다고, 누가 어떤 방법이 좋다고 해서 무작정 따라가거나 작심삼일에 그쳐 아기에게 스트레스만 주어서는 안 된다.

Q. ‘싫어’나 ‘안해’를 달고 사는 아이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아기가 엄마에게 부정적인 표현을 쓰기 시작하는 것은 대략 2~3세경이다. 이 시기의 아기들은 유독 “싫어”, “안해”라는 표현을 많이 쓰는데, 이는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것으로 아기에게 ‘자아’라는 개념이 생겼다는 것이므로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또한 이런 말들은 적대적인 감정의 표현이 아니라 “나는 지금 그것 말고 다른 것을 하고 싶어요”라는 의사의 표현이기도 하다.

이때 엄마가 매우 고압적으로 ‘명령’함으로써 아기의 부정적인 표현을 강화시켜서는 안 된다. 한창 기차놀이에 푹 빠져서 놀고 있는 아이에게 엄마가 갑자기 “이 닦자”라고 말하면 의사 표현이 가능해진 아이들은 아이들은 “싫어”라고 말하게 되고, 어른 말 안 듣는다고 윽박지르면 아기는 결국 엄마의 부정적 반응과 연합해 더 고집을 피우는 아기로 변해버린다. 이럴 때는 “노랑 칫솔, 빨강 칫솔 어느 것으로 이를 닦을까”라고 말하거나 “조금만 더 놀다가 우리 치카치카 이 닦자”하고 예고를 주어 최대한 “싫다”라는 말을 할 기회를 주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

간혹 아이가 부모의 요구를 수행하지 않아도 그대로 넘어갔거나 누가 대신 해 주었기 때문에 이것이 습관이 된 경우도 있는데, 이럴 땐 그대로 넘어갔거나 대신 해주던 것을 아이가 직접 하도록 행동을 수정해 가면 된다. 단, 이때 역시 부모가 감정 섞인 말로 아이를 나무라지 않도록 주의한다.

Q. 3살 미만 아기의 가장 좋은 언어모델은 ‘아빠’라는 연구결과가 있던데, 정말 관련이 있을까?

유아기 전 기간에 걸쳐 가장 좋은 언어모델은 부모와 주 양육자이다. 이때 부모와 주 양육자가 같을 수도 있고 다를 수도 있는데, 3세 미만의 경우라면 주 양육자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 하지만 이런 경우라도 부모의 영향이 적은 것은 아니라고 한다. 부모의 역할은 언어뿐만 아니라 아이의 전반적인 발달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때 ‘엄마’나 ‘아빠’로 역할을 나누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중요하는 것은 엄마이든 아빠이든 함께 보내는 시간의 ‘양’보다는 함께 보낼 때 어떻게 보내는가 하는 ‘질’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아기와 적게 시간을 보내는 아빠가 아기에게 좋은 언어모델이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아기의 의사소통 노력과 신호를 민감하게 알아차리고 적절한 때에 반응하며 또 효율적인 방법으로 반응하는가가 중요하다.

Q. 부모의 교육수준이 아이들의 언어능력에 영향을 끼칠까?

부모의 교육수준은 아이들의 언어능력에 정비례하여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된다. 그래서 많은 교육을 받아 고급 언어를 많이 구사하는 부모일수록 아이는 그만큼 많은 언어 발달 기회를 가지게 된다. 그러나 부모가 바빠서 아이들과 상호 시간이 적다면 언어 발달 기회를 박탈하게 된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부모와 상호 작용을 하는 시간이 많아야 한다는 것이다.

Q. 아이에게 반말을 가르치는 것이 좋을까, 존댓말을 가르치는 것이 좋을까?

대개 아이에게 반말을 하도록 가르치는 가정은 ‘예의 바른 사람’보다는 ‘개성 있는 사람’을 존중하고, ‘권위’보다는 ‘평등’을 바라는 경우가 크다. 어른과 아이가 평등한 관계에 놓일 때 아이는 자기 마음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고, 친근하게 마음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서다.

반면 존댓말 교육을 고수하는 가정은 그야말로 예의 바른 아이로 키우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예절 교육의 출발은 ‘존댓말’이라는 것. 특히 핵가족이 보편화된 요즘 아이들이 보고 따라할 대상이 없기 때문에 어려서부터 존댓말이 몸에 배도록 가르치고자 한다.

하지만 ‘평등언어(반말) 교육’과 ‘존댓말 교육’을 주장하는 입장 모두 공통되는 것은 어떤 말의 형식이라도 중요한 것은 말에 마음이 담겨야 한다는 것이다. 존댓말이든 반달이든 말의 형식은 말의 가장 중요한 기능인 의사 전달 및 감정 표현을 상황에 맞게 잘 전달할 수 있도록 선택되어야 한다는 것. 따라서 반말이든 존댓말이든 자신의 의사를 분명히 표현하면서도 상황에 맞게 타인을 존중하는 어법이 어떤 것인지를 먼저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약 아이에게 존댓말을 가르치고자 한다면 부모가 모델이 되어 보이고 가르친다면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이때 아이가 언제부터 존댓말을 하는 것이 좋다고 정해진 시기는 없으며 다양한 경험을 통해 아이가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잇도록 배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교육 전문가들에 따르면 대체로 3~6살이 사회성이 발달되는 시기로 이때가 도덕 교육과 예절 교육의 적기라고 할 수 있으며 따라서 많은 아이들이 이 시기에 존댓말에 관심을 보이고 서서히 익히게 된다고 한다.

Q. 아기에게 TV나 비디오를 많이 보여주면 언어발달에 안 좋다는데 정말일까?

요즘에는 유아용 비디오가 많기 때문에 교육 등의 목적으로 보여주는 경우가 많은데 지나친 비디오 시청은 오히려 아이의 언어 발달을 더디게 할 수 있다. 사랑샘터 신경정신과의 김태훈 원장은 “TV시청을 많이 하고 주 양육자가 의사소통을 해주지 않는 경우, 아동은 특히 표현 언어발달에 많은 어려움을 초래합니다. TV에서는 일방적인 언어자극만 주어질 뿐, 질문과 대답을 하는 의사소통의 기본이 지켜지지 않기 때문입니다”라고 충고한다.

이런 관점에서 시중에 있는 교육용 비디오와 DVD를 아이 교육에 활용하고자 할 때 아이가 혼자서 보기보다 주 양육자가 함께 시청하면서 그에 적절한 질문과 대답을 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럴 경우 TV, 비디오 등은 훌륭한 언어교육 자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TV 시청은 일방적인 자극과 반복적인 메시지에 노출이 된다는 점에서 많이 할수록 득보다는 실이 많게 마련이다. 따라서 유아의 TV나 비디오 시청은 하루에 한 시간 이내로 하는 것이 좋다.

 

사랑샘터 소아 정신과 원장 정신과 전문의 김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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